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너무 빨리 죽는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너무 빨리 죽는다. 가정을 꾸리고 술과 담배와 회사에 찌들어 책임감에 눌려있다가 간신히 한숨 돌릴 무렵 마치 다른 세계의 어딘가로 유학을 떠나듯이 죽는다. 우리 아버지가 그랬고 결혼생활의 70프로를 1층 안방에 누워계신 아버님만을 보긴 했지만 아버님 역시 그런 삶이었다. 좋은 며느리는 아니었지만 아버님도 좋은 시아버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효심이 깊은 며느리는 아니었는데 아버님은 나를 맘 편히 살게 해 주시고 아껴주셨다. 그 마음만큼은 충분히 알고 있었고 역시나 우리 아버지에게 그랬듯 불효자식으로 떠나실 때는 많이 죄송하고 면목이 없었다. 그런 아버님도 많지 않은가 며느리가 들어와서 여러 가지 역할을 기대하고 소소한 집안일을 해주길 바라는 아버님은 내게 물 한번 떠다 달라고 하지.. 더보기
구인광고 어지간하면 문자 지원을 받아 태도가 좋으면 면접을 보고 일하라고 하는편이다. 조그만 업장에서 대단한 업무능력이 필요한것도 아니고 선착순채용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다른곳까지 이중으로 면접을 본 지원자가 면접기간을 여유롭게 잡아주었더니 다른곳으로 가버린 경우가 두어번 있었다. 모르고 있다가 연락받고 허둥지둥 당황하게 된다. 뭐 자유로운 일이다. 현명한 일이기도하고.... 나도 현명하게 앞으로는 다른곳도 지원했냐고 꼭 물어봐야할것 같다. 봄이라 다들 싱숭생숭한지 사람이 계속 바뀐다. 아니 k가 그만둔 뒤 계속 고생이다. 일도 못하고 막대한 피해를 입혔지만 근태하나는 인정이네... 방황 그만하고 잘 컸으면 좋겠다. 살다보면 그런 시련이 아무것도 아니고 또 떠난 사람을 잊는 일은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고 .. 더보기
혼자 있는 시간 작년 말 부터 조금씩 아이가 혼자서 하교하고 혼자집에 있는 연습도 하고 있는데 별 말이 없길래 잘 적응하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집에 들어올때마다 인기척을 확인하고 도둑이 들면 숨는 상상을 한다고 한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나에게 그렇게 얘기하는데 아 네가 두렵고 무서웠구나 그런데 참았던거구나 싶어서 기특하기도 했지만 미안했다. 바쁘다고 맛있는 반찬도 간식도 잘 못해주고 공부도 잘 못봐주고 혼자있게 만들기도 하고 그럼에도 쑥쑥 크길래 안심하고 있었던것 같다. 좀더 정성을 들이고 세심하게 살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음이 아팠다. 더보기
뮤지엄산-힐링 지난 주말 친구와 함께 다녀온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 내의 박물관 뮤지엄 산 막연히 어떤 곳인지 모르고 다녀왔는데 의외로 참 좋았다. 처음에 관람료가 조금 비싼 느낌이라 뭔가 싶었는데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물 그 자체가 전시물 친구가 제임스 터렐관은 다녀왔다고 해서 명상관을 가는 코스로 친구는 지역주민 할인을 받아 둘이서 7만 원 남짓 결제한 듯하다. 단풍이 곱게 들어 분위기가 참 좋았다. 생물이 하나도 없는 인공연못과 갑각류를 연상시키는 대표 조형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단정한 건물 건축은 잘 모르지만 편안함이 느껴진다. 너무 생명체가 없는 거 아냐 했더니 친구가 뭔가 있었으면 이곳의 테마가 살지 않았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맞는 얘기 같아서 끄덕 단풍이 절정이라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마감시간에 임박.. 더보기
천연 숯가습기 금요일엔 난리가 났었다. 아이가 며칠 전부터 목감기가 오고 있었는데 금요일 아침 많이 아팠던 모양이다. 사정상 등교를 할머니가 챙겨주시고 나는 잠든 아이를 보고 출근을 하는데 금요일 새벽 코를 좀 많이 곤다 싶었는데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토요일 오전에 병원에 데려가면 될 것 같았는데 내 맘대로 될 리가 없지. 출근해서 8시쯤 남편이 전화를 했고 나는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 검사를 하고 알려 달라고 했는데 결과는 음성이었다. 몇 번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데리러 가야 할 때 굉장히 난감했던 적이 있어서 많이 힘들면 학교를 쉬고 집에 있으라고 했다. 하지만 아이는 결과가 음성이었고 해서 어쨌든 학교를 간 모양이었는데 9시에 바로 학교 보건실이라며 전화가 왔다. 아이 상태가 심각해서 숨을 못 쉬고 있고 .. 더보기
이태원.... 이태원은 왠지 이방인의 거리 같고 그도 아니면 예술가의 거리 같고 아니면 젊음의 거리 어쨌든 뭔가 선뜻 가보기엔 내가 너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공간 지난달에 이태원 클라쓰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한번 가봐야지 했던 곳 한 십 년 전쯤 뮤지컬 보러 녹사평에 가기 전 밥을 먹으러 갔던 기억이나 일 때문에 낮시간에 두어 번 가본 곳 핼러윈에는 이태원 거리가 꽉꽉 막힌다고는 들었지만 가보고 싶은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한 이태원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런 곳이었다. 춘천에서 모임이 있어 돌아오던 길 밤 11시가 다 되어가는데 올림픽대로가 너무 밀렸다. 토요일 밤에 별로 지나가 본 적이 없어서 그 또한 그러려니 했었는데 집에 와서 카카오 친구 중 누군가가 뉴스 링크를 보내주고 사진을 공유했다. 비현실적인 사진.. 더보기
랑콤 22년 홀리데이 한정판 뷰티박스 얼마 전 새벽 일찍 일어나 부산하게 출근 준비를 해야 할 시간 나는 쓸데없이 보고야 말았다. 바로 카카오 채널에 올라온 랑콤 뷰티박스! 사주고 싶은 사람이 문득 생각나서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름신이 강림했다. 결제를 하려고 주섬주섬 카드를 챙기는데 난데없이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화장은 진짜 못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화장품 사러 백화점 가본 적은 언제더라 나처럼 화장을 거의 안 하는 사람도 메이크업 팔레트는 가끔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구! 그래서 거금을 들여 2박스를 결제! 택배가 왔다~~~~~!!! 뭐..... 내가 뭘 산 거지? 하고 살짝 현타가 오긴 했다. 그래도 시그니처 장미 가방은 예쁘긴 하네. 랑콤은 사실 어릴 적 엄마가 방판으로 샀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더보기
옥상 오랜만에 옥상에 올라왔다. 평범하기도 하지만 아파트가 많아진 요즘은 이런 스카이라인이 몇 군데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가을이라 밤공기도 좋고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이옥상을 이용해 보겠다고 앙카를 박아 천막도 쳐보고 테이블도 가져다 놓고 해 봤지만 햇빛이 작렬해서 전부 삭아서 떨어져나가고 지저분해서 치워버렸다. 무엇보다 뭐가 있다고 해도 집에와서 쓰러져 자기 바쁜터라 낭만을 즐길 시간이 없다. 40대는 왜 이렇게 바쁜 걸까 나만 이렇게 사는걸까? https://youtu.be/1XGNqsXSASo 옥상달빛의 이 노래 참 좋아했었다. 옥상달빛이란 이름도 참 좋았다. 좋은 노래도 못 듣고 나이만 먹은 기분이지만 돌아보면 열심히 산 나를 칭찬할 날도 오겠지. 가끔 나를 스스로 토닥일때 이노래를 부른다 오늘도 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