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종 도마뱀은 더위에 죽을수도 있습니다.
올해 3월 차가 고장 나서 서울대입구역 단골 카센터에 갔다가
근처 도마뱀샵에서 도마뱀 한 마리를 데려왔다.
아들내미가 그 몇 주 전부터 노래를 부르길래
처음엔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와.... 너무 귀엽고 촉감이 좋았다.

● 슈퍼푸드라는 가루사료로 키울 수 있다.
● 먹이는 2-3일에 한 번, 하루에 한 번 물만 분무해 주면 된다.
● 도마뱀은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
특히 세 번째가 부담이 덜되어 마음이 솔깃해졌다.
일을 하러 밖에서 시간을 더 보내는 나에겐 아들이 좀 소원해져도 내가 챙겨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약 20만 원에 각종 물품들과 함께 작은 크레스티드 도마뱀붙이는 우리의 가족이 되었다.

도마뱀은 생각보다 오래 살고 생각보다 강하다.
하지만 저온종 도마뱀에게 아크릴 상자에서 여름을 곧이곧대로 맞는다는 것은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판매자와 유튜버 중에 제대로 얘기하는 사람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
샵주인들은 물론 요즘처럼 무더위에 도마뱀가족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에겐 신신당부를 하겠지만
나처럼 봄이나 가을겨울 같은 다른 계절에 도마뱀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도 안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온종 도마뱀은 여름에 매우 취약하다. 이런데도 당신은 도마뱀을 키울 것인가" 하고 말이다.
아무튼 저온종 도마뱀이라는 설명대신 키우기 쉽고 무난하다는 얘기만으로 분양받아온 지금
현재 우리집은
사람이 없는 시간에도 에어컨이 풀가동 중이다.
이 에너지 절약의 시대에 말이다.

더워서 도자기 은신처에 꼭꼭 숨어있다.

에어컨을 틀어둔 실내에서의 온도는 27도


얼음을 올리고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온도가 떨어진다.
잘못될까 봐 노심초사 상전이 따로 없는 상황.
게다가
한 가지 더 내가 잘못한 부분은 한 마리만 키우겠다고 수놈을 받아왔는데
발정기가 되면 난리가 난다고 하니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벌써부터 아득하다.
-물론 이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
키우다 못 키우겠으면 다시 가져오라고는 하더라
귀엽다.
정말 귀엽지만
생명은 함부로 들이는 게 아니다.
여러 마리를 제대로 키울 사람들이 키워야 맞는 것 같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그사이 정도 들었지만 조금 심란하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기분이 살짝 든다.